김포 후평리 주택 (2)

이 작업을 시작하기 1년 전에 설계한 주택이 위치한 대지의 바로 아래 대지이다. 동측에는 3미터 가량 단차를 두고 논이 있고 서측은 소로를 사이에 두고 배밭이 펼쳐저 있는 남북으로 기다란 대지이다.

처음 대지를 대하고서 북측에 먼저 지어진 주택과 어떠 형태로든 연관을 시키고픈 생각이 들었다. 다분히 건축가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든 생각이지만 평생 농사만 지은 노모와 장성한 딸과 아들 세 식구가 살 집이다. 별다른 요구 사항도 없고 단지 주어진 예산안에서 공사가 마쳐질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게 전부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먼저 설계한 주택도 김포시내 부동산 사무소에서 대지 선정단계에서부터 부지조성 건축설계 공사까지 관여했는데 설계단계에서 경사지붕을 강권하는 부동산업자와 다른 형태를 원하는 건축 주와의 충돌로 엉뚱하게 나한테로 넘어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건도 예의 그 부동산업자가 사업 전 과정에 관여하고 그 대가로 시공권을 획득(?)하려 했기 때문에 설계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대안들이 만들어졌고 모델과 3D모델링작업도 엄청나게 해야 했다.

처음 제안한 안은 길다란 선형매스중간에 짧은 세로 요소를 끼워 넣는 형태구성이었는데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경사지붕만을 고집하는 의견과 대립하고 제시안은 기본적으로 박공 지붕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많은 대안이 만들어진 데에는 초기 형태구성에 있어 서로간의 의견차가 그만큼 컷 던 때문이었다결정된 최종안은 결국 경사 지붕형태가 되었다.

하나의 큰 박공지붕을 주매스로 하고 동서로 작은 박공과 낮은 평슬라브를 부가하는 형태이다. 납북으로 길게 뻗은 대지의 조망과 채광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이다. 설계과정에서 빚어진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퍽이나 많았던 프로젝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