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계획안 No.175163

몇날며칠 계획대지가 그려진 모니터만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평면 입면 단면 이미지가 한꺼번에 머릿속에 그려지더니 하나하나 그리면서 여러차원에서 잘도 맞아떨어진다 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그런게 늘 문제다. 새로 만드는 것이 그렇게 쉽게 되는 경우는 그게 좋은게 아닌걸 모르고 있는거거나 문제가 있는걸 모르고 거기까지 간 것이거나 처음부터 방향이 잘못된 걸 몰랐던 것이거나 등등이 대부분이고 또 다른 경우는 증명할 수 없지만 그게 아주 잘 만들어서 잘못된 걸 못찾아내는 결정권자의 직권이 발동된 경우이다.

여러모로 내 주관은 제법 잘만들었다는 쪽이고 건축주도 동의한 안인데 아까의 어느 경우에 해당하는지 모른 채 생각을 다시하고 그에 맞춰 작업도 다시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난감하고 아쉽지만 결국은 이 작업에 관련된 모든이의 공통과제가 누구에게이건 건축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물을 얻는 것이기에 다시 대지경계선외에 아무것도 없는 그림이 표시되어 있는 모니터를 기를 쓰고 응시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