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 중원리 주택

봄날 나물 캐러 오는 이 말고는 인적이 전혀 없던 산골짝 아담한 계곡에 물 물이 제법 흐르는 북쪽기슭의 일부를 걷어내고 조성한 여섯 필지 중 위에서 네 번째 땅이다.

주변은 건들기가 아까울 만큼 손때가 묻지 않은 천연림 그대로이다까다로운 행정절차로 인해 년여에 걸쳐 조성된 이곳에는 이미 두 채의 주택이 지어져 있었는데 하나는 통나무를 재료로 한 목조주택이었다.

주택 평과 창고 평으로 제한된 조건에서 두 동의 기능적 연결한동의 주택으로 사용하기 위한 평면계획의 과제였다.

현관을 사이에 두고 양측에 거실이 놓여진 것이 이런 이유에 대한 대안이었다.

평면계획에 비해 입면계획에서 아쉬움이 많은 프로젝트였다.

후평리 주택

십여 채의 농가가 드문드문 박히고 야트막한 산자락에서 시작한 배나무 밭이 동네에까지 뻗어있는 한적한 마을이다.

저쪽에서 차가오면 이쪽에서 한 켠으로 비껴 기다려야 하는 정도의 도로를 따라 야산 바로 밑자락까지 가서야 계획 대지를 접할 수 있었다.

항상 주택설계는 어려운 숙제이다. 형태구성을 생각하기 이전에 벌써 동선에다 가족구성원의 정해져 있는 다양한 요구에다 짜 맞추어야 할 요소들이 한 두 개가 아니다대지 자체에는 고저차가 없지만 후면 산자락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경사면의 중간에 위치하기 때문에 단면에서의 배치는 경사면의 리듬을 깨지 않는 구도를 생각했다.

두 개의 블록을 평행하게 병치하고 후면 블록을 한층 높이는 방법으로 경사면에 대응시켰다. 두 개의 블록과 매스 이두 요소의 틈을 형태구성의 주 재료로 하고 이들 조합에 의해 만들어지는 형태를 선형이 되도록 의도하다. 입면에서 상하부를 가르는 H형강과 거실 앞에 놓인 등이 그것이다.

정해진 면적(60) 보다 커 보이는 형태의 볼륨이것은 건축주의 요구사항 이었다을 위해 후면 대지경계선을 따라 구조를 노출시키고 그 위에 2층을 얹어 놓았다.

좌우 측면에서의 Facade는 정방형에 가까운 2개의 Box를 엇갈려 놓고 갈라진 원호를 지붕으로 구성하였다. 상하 좌우의 비례에 관계하는 보완요소로의 설정이다.

거실전면의 구조물은 거실 내에서 이중의 Picture Frame을 의도하는데 내려다보이는 마을의 정경에 인위적 구도를 부여하려 함이다.

건축주의 잦은 해외출장에도 불구하고 국제전화 팩스 등으로 상당한 토의를 하던 건축주, 건축가 모두 대단한 열정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