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에서 강화로 가는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애기봉, 김포조각공원이란 이정표가 나오고 그쪽으로 우회전해서 다시 조각공원 방향으로 1킬로미터 남짓 가면 이 대지가 속한 동네가 나온다. 뒷편은 산이고 전면은 동네가 펼쳐진 농촌의 한 귀퉁이이다.
집주인이 이 땅을 구입하기 몇 년 전에 한 개발업자가 농지를 개발해서 전원주택지로 꾸민 것을 구입한 거다. 1 50~200평 크기로 조성된 열 개 필지중 2개를 구입해 그 중 하나에 주택을 짓고 나머지는 전부 정원으로 꾸며서 넓은 정원으로 자연 속에 꾸민 자연을 넣겠다는 것이다. 그런 건축주의 바램 때문에 건물은 최대한 북쪽으로 붙여서 배치가 이루어졌다.
긴 장방형의 박스에 정방형에 가까운 작은 세 개의 박스가 삽입된 형태구성이다. 큰 박스와 작은 박스의 차이는 질감과 색상에서 두드러진 차이를 두는 방법으로 증폭시켰다.
처음에 계획했던 노출콘크리트와 파벽돌의 조합이 그것인데 시공성과 경제성의 한계에 대한 불안감으로 노출 콘크리트는 방부목으로 바뀌었다. 이것은 지금도 무척 아쉬운 부분인데 더구나 색상조차 엉뚱하게 선정되었다.
평면의 동선이 1 , 2층 모두 중앙을 관통하는 복도기능의 선형공간을 내고 남북으로 들고 나면서 각 실들이 배치되고 계단실을 기준으로 스킾플로어형으로 된 서재처럼 단면에서의 동선 또한 같은 원리이다. 넓은 대지와 법이나 지형상의 제약이 없는 것이 평면 계획이나 단면계획 등을 자유롭게 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내부공간구성에 관한한 전적으로 그런 건 아니다.
대학교수와 공무원인 건축주 부부의 열정이 건축가를 감동시킬 정도였던 반면 공사과정 내내 불거진 시공사와의 마찰이 설계자 건축주 시공사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게 한 원인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산업자원부에서 지원하는 태양발전설비, 노출콘크리트, 방부목, 박판 단열재 등 여러 가지를 경험했던 프로젝트이기도 하다.